야옹이어둠의
영화 내내 콩은 별로 등장하지도 않는데다가, 걸출한 배우들을 몇 명이나 기용해놓고 B급 호러 감성으로 도배한 이상한 영화. 물론, 사뮤엘 잭슨 아재는 영화가 암만 B급이라도 가리지 않는 직업 정신 투철한 분이니 뭐 어쩔 수는 없겠다. 특히 이 영화의 쌈마이함은 톰 히들스턴이 일본도를 들고 류승룡 기모찌를 시전하는 데서 정점을 찍는다. 갑자기 트랜스포머 식 슬로우모션 연출이 나오면서 멀티 킬을 달성하는 그 모습은, 차기작에서는 윤발이 형님이나 임청하 누님이 나와서 킹콩을 상대로 초식을 휘두르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마저 불러일으킨다. 2014 고질라가 일본 고전 서브컬쳐에 대한 완벽한 미국식 재해석 + 오마쥬였다면, 이 영화는 미국식 괴수 영화에 춘장이 잔뜩 묻은 B급 영화다. 아, 여담이지만, 캐스팅은 마블 영화에 푹 빠진 중국인 에이전시가 하지 않았을까 싶다.